ㆍ흉터없이 유착 · 염증 직접 보며 제거
ㆍ시술시간 짧아 고령·당뇨환자도 안전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40대 중반의 성모씨는 2년 전 계속되는 요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MRI 촬영을 포함한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허리 디스크 진단과 함께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는 처방을 받았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단 수술은 미루고 몇 달간 물리치료를 받으며 지냈다. 하지만 요통은 계속됐고 더 이상 일상생활이 힘든 정도로 악화돼서 결국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술 후 한동안은 허리 통증 없이 지낼 수 있었지만, 6개월가량 지나면서 요통이 다시 시작됐다. 몇 차례에 걸쳐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를 찾아 통증을 호소했지만, ‘수술은 잘됐고 사진상으로도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좀더 기다려 보라’는 답변만 거듭됐다. 그러나 서너 달을 다시 지내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통증만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이었다. 이렇듯 척추수술 후에도 성씨의 경우처럼 통증이 지속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우리나라 척추 수술의 현황 및 보고’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척추수술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해서도 그 증가율이 높다. 이에 따라 수술 후 통증 등 합병증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척추 수술을 받은 후에 수술 전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통증이 악화되는 환자가 수술 환자의 약 10~15%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 발생하면 잘 치료되지 않고 마땅한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며 재수술을 해도 성공률은 약 30~35%에 불과하다. 15~20%의 환자에서는 수술을 거듭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극심한 통증과 삶의 질 저하로 우울증을 비롯해 심각한 불안증, 약물 남용 등의 정신적 질병상태로 발전할 수 있고 심지어는 자살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난치성이고 재수술을 해도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에 여러 가지 치료법이 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꼬리뼈 부근을 1㎝만 째고 척추의 공간을 따라 1㎜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집어넣어 만성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시술법이 선보였다. 통증치료 전문기관인 세연신경통증클리닉(원장 최봉춘, www.pain119.com)은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디스크 등 척추질환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꼬리뼈 내시경 삽입술(경막외 내시경)’을 시행한 결과 80% 이상에서 통증 개선은 물론,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꼬리뼈 부위를 조금만 째고 척추 뼈 사이의 공간을 통해 1㎜의 내시경과 레이저 치료기를 척추에 이상이 생긴 부위까지 집어넣어 치료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내시경 치료법은 등을 째고 들어가기 때문에 상처가 남는 반면, 이 치료법은 척추 사이의 공간(경막의 바깥쪽)을 통해 내시경과 레이저 치료기를 삽입해 인체 조직에 별도의 상처가 남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내시경을 통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이 심한 신경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유착을 제거하고 염증을 제거하는 약물을 주입,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과 부종, 흉터 따위를 없애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또, 척추 수술 후 발생하는 수술 후 통증이나 난치성 통증의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봉춘 원장은 “척추 수술 후 발생하는 통증의 경우 상당수가 원인을 찾지 못하는 난치성 통증으로 수술 후 수술부위의 조직이 신경과 달라붙어서 생기는 유착 때문에 대부분 발생한다”며 “내시경을 이용해 이 부분의 유착을 제거하게 되면 통증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꼬리뼈 내시경 삽입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시술이 이뤄져 전신마취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으며 시술 자체가 간단해 고령자나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물론, 골다공증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시술시간은 15~30분 정도이며 국소마취로 시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술 후 짧은 시간 내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최 원장은 “내시경 꼬리뼈 삽입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내시경을 이용해 척추의 유착이나 염증 발생 부위만을 정확히 찾아내 치료하기 때문에 수술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성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경우 허리통증뿐만 아니라 다리가 저리고 당기며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발바닥이 다른 사람의 살 같은 느낌뿐 아니라 자갈밭을 걷는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는 디스크나 척추협착으로 인해 허리나 다리로 가는 신경주위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신경주위가 굳어져(섬유화) 조직이 달라붙는 유착 증상이 발생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이런 경우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치료가 힘들다. 따라서 염증부위를 정확히 찾아내 치료함으로써 신경을 정상화시키면 통증이 없어지고 수술을 하지 않아도 증상의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최 원장은 “노인들에게 많은 척추관 협착증이나 압박골절 후 통증도 이 치료법을 활용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며 “불필요한 척추수술을 줄이는 것은 물론,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순용 헬스경향기자 sy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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