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매체 : 매일경제 안철진 씨(51)는 아침에 화장실에서 바닥에 떨어진 칫솔을 집으려다 갑자기 요통이 찾아왔다. 밤새 고정된 자세로 잠을 자서 굳어 있던 허리 근육이 고개를 숙이면서 갑자기 충격을 받아 급성디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입동을 지나 소설(23일)이 다가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급격한 기온 변화와 함께 찬바람이 불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뇌ㆍ심혈관질환과 척추질환이다. 혈관 및 척추질환은 기온 변화가 심한 시기에 해당하는 2~4월과 11~12월에 환자 발생이 가장 많다.
척추는 목뼈(경추) 7개, 등뼈(흉추) 12개, 허리뼈(요추) 5개, 골반(천추) 5개, 미골(꼬리뼈) 4개 등 모두 33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이들 척추뼈 사이사이에는 몸의 하중과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인 물렁한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허리 쪽에 발병한 요통은 거의 모든 척추질환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요통은 80%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추간판 장애, 척추증, 기타 척추병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66만명을 웃돌았다. 20명에 1명꼴로 목ㆍ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셈이다. 김장철은 여성들이 척추 질환을 가장 많이 앓는 시기다. 김장을 담그는 데 보통 이틀 이상 걸린다. 김장은 한자리에 1시간 이상 오래 앉아 있거나 김장 재료가 담긴 대야를 들고 나르는 일이 많다 보니 무릎이나 허리를 다치기 쉽다. 세연통증클리닉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척추분리증으로 치료를 받은 410명을 분석해보니 김장철인 11~12월에 전체 환자의 39%인 160명이 병원을 찾았다. 성별로는 여자가 128명으로 전체 환자의 80%를 차지했고 연령대로는 40~50대가 가장 많았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후관절 위 협부에 결손이 생기는 척추질환으로, 척추뼈에 금이 가 척추뼈가 벌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 질환은 대개 선천적으로 관절 간 협부(척추 뒷부분의 상관절 돌기와 하관절 돌기 사이 관절 간에 좁아진 부위)에 결함이 있거나 허리 외상 및 과격한 운동이 반복되는 경우 관절 간 협부에 과부하가 발생해 생긴 피로골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김장할 때 허리나 무릎에 주는 부담을 줄이려면 무거운 재료는 여러 번 나눠 옮기고 15~30분 간격으로 허리와 무릎을 펴주는 등 지속적인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요통 예방,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최선책 겨울철 허리 통증 예방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최선책이다. 온천욕을 하거나 온찜질을 하면 허리 통증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추위로 위축된 근육이 풀리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섭씨 40도 이상 고온을 피하고 시간도 한번에 30분을 넘겨선 안 된다. 온천욕은 하루 4~5시간 이상 하면 오히려 허리에 독이 된다. 온찜질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이 하면 허리와 골반 주위에 있는 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이완돼 허리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 먼저 한쪽으로 몸을 돌려 누운 후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일어난 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해준다. 우선 손가락과 발가락부터 굽혔다 폈다 하며 손과 발을 가볍게 움직여주면서 관절을 운동시키는 것이 좋다. 등과 허리를 곧게 펴고 기지개를 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을 뜨자마자 윗몸을 급히 일으키면 밤새 굳어 있던 허리 근육이 갑자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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